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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적 없는 먼 땅의 볕과 바람
들, 꽃의 향기와
흙의 기억을 머금고
진한 향수에 잠긴다
포도주는 그리움에 취한
희생적인 사랑의 기록이다
짓밟히기 위해 일어선 것들의
삶의 수고가 방울마다 짙게 베여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자의
죽기 위해 생명을 바친
한 송이 장미와 같은
자줏빛 사랑을 한 방울의 포도주는 알고 있다
그 사랑으로 목을 축이고
옆에 앉은 사람과 어깨동무를 한다
언젠가 영원한 곳에서 만나자
지금 여기서도 그곳에서처럼 사랑하자
눈물의 다짐을 한다
지평이 노랗게 빛난다
우리의 잔이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