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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비
    쓰다 2020. 7. 3. 12:08

     

     

    우리 식구들은

    우리 중 가장 작은 몸집을 가진 너의

    한 뼘도 되지 않는 어깨를 좋아했고

    단순하고 한결같은 너의 마음을 사랑했다

     

    발가락 사이 냄새를 맡고 눈곱을 떼어줄 때의

    친밀하고 사소한 교감, 그 기쁨

    이름만으로도 차오르는 행복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을까

     

    현관문을 열어 온몸으로 반가운 너의 턱을 긁으면

    잘 풀리지 않은 하루나 피로가 긁혀 나갔다

    가끔 사람이어서 외로울 때

    너의 체온은 지혜와 위로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너는 가고 없지만 집안 곳곳에 내 짧은 세월에

    진하게 남아있는 잔상들을 더듬어

    너와의 시간을 이어나간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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