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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책
    쓰다 2019. 11. 17. 11:45

     

     

    하늘이 참 깨끗하다

    길 건너 아파트 단지 위로 뭉게구름이

    산등성이처럼 굵직하게 우릴 내려다본다

    작은 쉼터 주변을 산책 삼아 빙빙 걷는다

    왜 병원에만 오면 세상 섭리가 쉽게 받아들여지는지

    우리의 유한성이 민낯처럼 드러난다

     

    암, 종양, 농양, 염증, 부러지고 꺾인 몸에

    살아있음을 증명하듯 볕과 바람을 쏘이는 사람들

    걸음에 마른 낙엽이 차인다

    조금만 더 청량한 가을 공기를 들이마시자

     

    감이 붉게 익어간다

    푸른 기억에 황혼이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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