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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으로 가는 문
    쓰다 2020. 3. 25. 03:44

     

     

     

     

    창문 너머 하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면

    구름에 걸린 앙상한 가지

    옅은 봄바람

    낮의 온기를 느끼네

    그 감각이 무뎌질 즈음

    푸른 하늘에 번지는

    뜨거운 계절의 기억

    좋아하는 사람의 달아오른 콧방울

    따뜻하게 식은 와인 반 잔

    입안 가득 달콤하게 터지던 토마토의 감촉에

    침을 삼키네

    어디론가 갈 수 있다면 가겠고

    분명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세계를 누비고

    계절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것도

    벗이 없다면 한낮 꿈

    창문 밖은 이제 온통 너의 얼굴

    산과 들을 닮은 이마와

    연못처럼 비밀스러운 두 눈을 바라보네

    입술 사이로

    우리의 체온을 머금은 바다가 빛나고

    잔잔한 물결이 발끝을 간질이는데

    너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 바람 속에

    들풀과 꽃

    나무와

    계절

    끝없이

    펼쳐지는 생명을 보았네

    모든 사랑인 것들을

    가지 않고도 만날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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