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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근처에만 가면 벌거숭이가 되는 나
아무것도 가리지 못하네
맞지 않는 옷은 흉터를 남기고
가면 자국이 주름처럼 늘어만 가는데
사랑은 내 훤히 드러나버린 속살과
내 몸의 작고 큰 그늘마저 사랑한다 하네
선악의 시소 끝에서 끝으로 곡예 부리는 나를
고결한 삶의 숙제들로 균형 잡는 사랑의 무게
그럼에도 기름칠한 나의 욕심을 자랑으로 아는
삐뚤어진 미의식 앞에 아른거리는 사랑
그 열기에 온몸을 문대 불을 붙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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